월드컵 트로피를 손에 든 메시와 의문의 검은 망토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시, 호날두, 모드리치 같은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의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 중 최후의 승자는 리오넬 메시였다. 그는 축구계의 노벨상인 발롱도르 수상(7회),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4회),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 카타르 월드컵 우승까지 축구 선수로써 받을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통산 12호 골이자 20번째 공격 포인트로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를 경신했으며 이미 축구 황제 펠레와 축신 마라도나의 위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렇게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거머쥐면서 월드컵 시상식 역시 큰 화제가 되었다. 골든 부트를 받고도 침울한 표정의 킬리안 음바페와 골든 글러브를 받은 아르헨티나의 수문장 마르티네스의 난해한 세리머니까지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이다. 그런데 많은 장면들 중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메시가 착용하고 있는 얇은 검은색 망토(아래 사진 참고)가 그 주인공. 카타르 국왕이 금메달을 수여하는 과정에서 이 망토도 함께 전달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일 때문에 논란까지 되고 있는 것일까?
검은 망토의 정체 : 비시트(Bisht)
금메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메시가 카타르 국왕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의 앞에 서자, 국왕은 그에게 검은색 바탕의 금색 테두리가 그려진 망토를 입혀주었다. 이 망토의 정체는 바로 '비시트(Bisht)'라고 불리는 이슬람 전통 의상으로 아랍 문화권에서 수천 년 동안 입어온 것으로 주로 왕족, 귀족, 이슬람 성직자들이 자신의 신분과 권력을 드러내기 위해 입던 의상이라고 한다. 여성들에겐 보수적인 아랍 문화 특성상 남성들이 주로 입고 다녔으며 저녁에 몸을 덮는 용도로 많이 입었다고 한다.
비시트를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
이 장면을 두고 사람들은 "진짜 축구 황제의 대관식 같았다", "아랍인들이 메시에게 보여주는 존경의 표시다" 또는 "국왕이 직접 메시에게 같은 옷을 입혔다는 것은 그를 축구의 왕으로 인정한다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지만, 이와 반대로 카타르 국왕과 관련 운영진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시상식은 주최 측이 아닌 우승팀을 위한 순간이어야 한다", "우승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유니폼이 망토에 가려져선 안된다"와 같이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홍보하는 카타르 관계자들의 모습을 비판하는 반응도 많았다.
이에 대해 영국 모 대학의 이슬람학 교수는 "비시트는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입을 수 있으며, 메시에게 이를 입힌 건 명예의 표시와 같다고 본다. 그들에겐 일종의 문화적 환대의 표현"이라며 주최 측을 옹호하는 입장을 표했고, BBC 해설가는"마법과도 같은 순간에 그의 유니폼이 가려진 것이 안타깝다"라고 했으며 또 다른 영국의 해설가는 '납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 카타르의 국왕이 메시에게 아랍 의상을 입혀준 것을 놓고는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며 잠잠했던 카타르 월드컵 인권 문제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고 있다.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은 스포츠 경기가 주는 감동을 이용해 인권 문제와 같은 잘못을 덮어버리고 이미지를 워싱하는 행위를 뜻한다. 안 그래도 논란이 무성한 이번 월드컵의 마지막 장면이 공교롭게도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축구의 신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시상식이었고 이 기회를 틈타 주최 측이 이미지 세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행위이며 주최 측의 이러한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평가가 갈라졌던 이번 월드컵의 마지막 장면.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듯 모든 비판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국가를 위해 사력을 다한 선수들의 노고가 정치적으로만 이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축구 황제의 대관식은 감동 그 자체였으며,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화려하게 아주 잘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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