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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거짓말 같은 실화

by heruuppowhh 2022. 5. 13.

서론

오늘 소개할 작품은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작품이다. 개봉 한 지 꽤 오래된 작품이라 망설였지만, 당대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 만든 영화이면서 재미와 교훈을 모두 담은 명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개하게 됐다. 참고로 실제 미국의 전설적인 사기꾼의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형사까지도 실존 인물이다.

 

제목 :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장르 : 드라마, 범죄

개봉 : 2003년 1월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진 :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크리스토퍼 월켄, 마틴 쉰 등

 

열일곱 살의 어린 사기꾼

주인공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는 성공한 사업가 아버지와 온화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탈세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사업이 힘들어졌고, 은행 대출까지 막히자 갖고 있던 자산을 모두 팔아넘기고 값싼 맨션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사실 프랭크의 아버지는 부당한 방법으로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고, 아들에게도 정직함보다는 허풍과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었다. 부유함에 가려져 모르고 있었던 아버지의 본모습을 알게 된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게 되고, 결국 그들은 이혼 절차를 밟게 된다.

 

이 자리에서 불쌍한 프랭크는 어머니와 아버지 중 어떤 분과 함께 지낼 것인지를 결정하라는 변호사의 말을 듣게 된다. 당장 결정을 내려야 했던 프랭크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누구의 이름도 쓰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 그는 처음으로 위조 수표를 사용하게 되는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그 이후로 프랭크는 위조 수표를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하지만 직업도 자산도 가진 게 없는 프랭크에게 아무 의심 없이 현금화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당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망의 직업이던 파일럿을 사칭하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팬암 조종사 유니폼을 얻게 되고, 그것을 입고 은행을 찾아가 자신이 만든 위조 수표를 현금화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그의 사기 행각이 성공에 성공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수표 번호를 찍을 수 있는 기기까지 구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우리의 프랭크는 왜 이렇게까지 돈을 모으려고 했을까? 그것은 바로 가족 때문이었다. 뛰어난 사기꾼이었지만 동시에 아직 어린아이였던 프랭크는 돈만 있으면 예전의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혼 후 아버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이룬 것들을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다시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버지는 프랭크가 사기를 치고 다닌다는 것을 눈치챘으면서도 그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그저 방관하게 된다.

 

누가 나를 좀 멈춰줘!

하지만 꼬리가 길면 결국 잡히는 법이다. FBI의 베테랑 형사 칼 헨레티는 프랭크의 위조 수표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위조 수표 신고를 받은 한 모텔로 총을 든 채로 급습을 하게 되고, 모텔 방 안에서 자신을 태연하게 쳐다보는 프랭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당연히 의심을 받았지만 프랭크는 자신을 첩보부 요원으로 소개하며 화려한 언변과 재치로 그를 속이게 된다. 자리를 빨리 떠야 했던 프랭크는 칼 헨레티에게 가짜 지갑을 맡겨두고 잠시 차에 다녀온다고 속인 후 그대로 줄행랑을 치게 된다.

 

칼 헨레티는 유일한 단서인 프랭크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말한 이름, 베리 엘런에 대해 조사하게 되고 그 이름이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자신이 쫒는 범죄자가 미성년자라 지문 기록도 없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청소년 가출 기록을 확인한 후에야 프랭크의 어머니를 직접 찾아가게 된다.

한편 프랭크는 이제는 의사 사칭, 변호사 행세까지 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랑에 빠진 한 여자와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고 이를 위해 2주 동안 공부해 실제로 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한다. 이후에는 예비 장인어른의 로펌 회사에 자리를 얻어 일하게 된다. 약혼녀의 집에서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프랭크는 더 많은 돈을 벌어 결혼식장에 부모님을 초대하면, 분명 행복했던 가족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다시 한번 아버지를 찾아가 보지만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어머니는 이미 다른 남자와 재혼해 가정을 꾸렸고, 그의 아버지 집에도 FBI 요원들이 찾아와 프랭크의 행방을 물었다는 것. 그럼에도 아버지는 프랭크에게 멈추라는 말은커녕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넌 더 이상 멈출 수 없어"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여기서 프랭크는 한번 무너지게 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노력한 모든 것들은 그저 부모님과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칼 헨레티는 또 하나의 제보를 받고, 프랭크의 약혼식까지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가까스로 이를 눈치챈 프랭크는 약혼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마이애미 공항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끝으로 사라지고 만다. 며칠 뒤 마이애미 공항에서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프랭크, 하지만 멀리서 그가 본 것은 불안해 보이는 그녀의 행동과 이곳저곳에서 위장해 있는 요원들의 모습뿐이었다. 잡힐 수 없었던 프랭크는 다시 도망을 가고, 미국을 떠나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사기 행각과 위조 수표를 발행기에 이른다. 과연 프랭크는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누가 그를 멈출 수 있을까?

 

후기 : 그에게 필요했던 건, 가족의 사랑

다시 한번 상기시키자면 프랭크는 어린 소년이다. 첫 위조지폐를 조작한 게 열일곱 살 때이고, 올바르지 못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 역시도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프랭크가 조종사 행세를 하고 다닐 때 아버지는 알고 있음에도 말리지 않았고, 집에 FBI가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재혼하여 아이를 낳고는 더 이상 어린 프랭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부모는 아들에게 나쁜 것들을 가르치고 그를 방치했지만 아들인 프랭크는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두 번이나 찾아가 다시 다 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고, 본인은 더 이상 사기 치며 도망 다니기 싫다는 표현도 했다. 어린 자식에 대한 책임은 어떤 사연이 있었든 간에 대부분 부모에게 있다. 이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아야 하고, 옳은 일이 무엇인지 배우며 자라야 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중간 부분까지는 주인공의 재치 있는 사기 행각을 보며 눈과 귀가 즐거운 장면들이 많았지만, 뒤 부분으로 가면 갈수록 프랭크의 아픔이 느껴지면서 영화의 분위기도 덩달아 가라앉는다. 다행히도 프랭크에게 올바른 아버지는 없었지만, 칼 헨레티가 있었다. 그는 프랭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몇 번이고 프랭크를 놓쳤을 때도 그때마다 꿋꿋이 쫓아갔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결국 그는 프랭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고, 프랭크가 옳은 선택을 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실존 인물인 프랭크 애버그네일은 이후 FBI의 위조지폐 수사 및 각종 지능 범죄를 수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하며, 칼 헨레티와 지금도 각별한 친구 사이로 남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에 너무 재밌게 본 작품이며,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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